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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16) 차(茶)에 대한 소고

Dr조은샘 2021. 12. 18. 16:13

책명; 차 한 잔으로 떠나는 세계 여행

저자; 정은희+오사다 사치코

펴 낸 곳; 도서출판 이른아침, 서울

초판; 2008. 07. 21.

ISBN 978-89-93255-12-6 03980

 

(tea)는 지구상의 인류가 가장 공통적으로 즐기는 음료이다. 커피, 코코아와 더불어 세계 3대 음료로 꼽히며 차만큼 너른 지역에서 애용되는 음료도 없을 것이다. 히말라야 설산 지역에서 아프리카 사막까지, 남미 원시림에서 뉴욕 맨하탄까지, 영국, 유럽대륙, 중국, 인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의 섬 지방에서도 애용되고 있다. 지역, 남녀노소, 신분, 국경, 인종을 초월하여 세계 각지에서 소비되고 있는 것이 차이다. 하지만 세계인이 마시는 차라고 똑 같은 것은 아니다. 차나무 잎으로 만들어졌다는 공통점 외에 색, , 향이 다 다르고 만드는 방식, 마시는 방법까지 다양하다.

차는 마시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기후와 풍토에 따라 변해왔고 음식, 도자기, 예술 등 문화와도 뺄 수 없는 종합 문화로 발전되어 왔다. 그래서 각 지역의 차 한 잔에는 그 지역 사람들의 문화, 예술적 감각, 미각, 삶의 철학이 함께 녹아 있다. 낮선 지역을 방문하면 그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찻집으로 가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에서는 세계의 다양한 차 문화를 이해하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필자 정은희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네팔, 스리랑카, 이란, 이집트, 모로코,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미국, 캐나다, 남아메리카 지역을, 오사다 사치코는 중국, 일본, 대만, 몽골, 베트남, 라오스, 태국, 인도, 터키, 러시아의 차 문화를 경험하였다.

 

1) 중국;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차의 고향

중국은 세계 최대의 차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의 차 도매 시장이 있고 전국 각지에 수많은 찻집이 존재한다. 일반인들은 물병에 찻잎을 넣어 다니면서 수시로 차를 마신다. 길거리에는 이들에게 뜨거운 물을 마시는 장사꾼이 따로 있을 정도이다. 황하 물이 탁하여 차 문화가 발달 되었다는 설도 설득력이 있다. 차의 산지도 하도 많아 딱히 추천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 가운데서도 무이산, 황산, 항주, 복건성 등이 명차의 고장이며 특히 운남성은 녹차, 홍차의 산지이며 수령이 수 백 년 넘는 차나무가 있는 곳이다. 운남지역은 25개 소수 민족이 있어 다채로운 차 문화가 발달 되었다.

차의 대국인 중국에는 천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차가 존재하지만, 가공법이나 발효 정도에 따라 녹차, 백차, 황차, 홍차, 흑차의 6가지로 대별 된다. 또한 보이차, 오룡차 등도 유명하지만 실제로는 70% 이상이 녹차를 마신다. 중국녹차는 솥에서 덖어 만든 덖음차가 주류를 이룬다. 차의 원산산지인 운남성은 해발 2000미터 이상이 전체면적의 95%인 산악지역으로 수령 1000년이 넘는 고차수가 있다. 여기서는 차 잎을 차로서 뿐만이 아니라 나물이나 채소처럼 일반 식재료로 사용한다.

차의 기원과 관련이 있는 기낙족이라는 소수민족은 우리에게 처음 차를 정한 사람은 삼국지의 영웅 제갈공명이다라고 입을 모은다. 도한 포랑족은 땅속에 찻잎을 묻어 발효시켜 만든 메토차를 먹는데 이는 차로 만든 김치이다.

운남성 보이현에서 유래한 보이차는 오늘날 흑차의 대명사로 이름이 높다. 실크로드보다 200년이나 앞선 차마고도의 원류이가도 하다. 이 길로 운송된 찻잎은 티베트의 버터차가 되었다. 대도시에는 차관이 있어 다양한 차를 즐길 수가 있다.

 

2) 일본; 증제차의 본향으로 무슨 음식이든 차로 마무리한다.

일인당 차 소비 대국은 일본이다.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쉽게 차를 마신다. 차 산지인 시즈오카에서는 어린이들이 찻물로 양치질을 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차 산지로는 시즈오카, 미에, 교토, 가고시마, 미야자키 등이다. 일본의 다도는 독특한 문화로 자리 잡았다. 찻잎을 찐 후 비비고 말린 전차를 주로 마신다. 초밥과 차의 절묘한 조화가 일본 음식문화를 대표한다. 이는 국보다 간편하고 습하고 고온의 기후에서 오는 식중독을 막는 음식궁합이 맞다. 초밥집에서는 녹차가루인 분차나 싹 부분으로 만든 아차를 주로 마시는데 분차는 진한 녹색에 상쾌한 뒷맛이 특징이다. 간편한 도시락이 발달한 일본에서는 페트병 녹차가 다양하다.

말차의 원료인 연차는 벚꽃이 필 무렵 갈대 차광막을 씌워 아미노산이 풍부한 진한 녹색을 띈 차잎을 생산하여야 한다. 어둡고 조용한 가운데서 5월 초순이면 찻잎이 밀려나오고 6월경 찻잎을 딴다. 20초 가량 쪄내어 잎 부분만 건조하여 맷돌에 갈아 만든다. 일본인들은 거품이 잘 나는 박차를 주로 마신다. 일본에는 지역마다 독특한 차가 존재하는데 기치현의 흑차인 기석차는 곰팡이를 이용해 발효시키며, 도쿠시마현의 아와지섬의 아파번차는 찐 후 유념(비비는 과정)을 거쳐 나무통에 10일간 발효시켜 햇빛에 말려서 만든다. 시마네현의 보테보테차는 소금으로 간을 맞추며 오키나와에는 거품을 낸 다음 찰진 팥밥을 넣은 부쿠부쿠차도 있다.

 

3) 대만; 동서양과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동방의 최고 차

지리적으로 열대성, 난대성, 온대성 기후와 전형적인 동고서저 지형에서 다양한 차를 생산한다. 또한 중국본토, 일본, 네덜란드, 스페인의 지배를 받는 동안 다양한 형태의 차 문화가 발달 되었다. 동방미인이라는 오룡차의 진품은 백호 오룡차, 팽풍차, 복수차, 오색차, 향빈 오룡차, 노전료차로도 불리는데 부진자라는 벌레가 차 잎 즙을 빨아먹어 죽은 홍갈색 잎으로 만든다. 이는 또한 절대 농약을 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뇌차는 견과류나 곡물을 미숫가루처럼 갈아 오룡차나 포종차에 타서 마신다. 곡물이 갈려져 기름이 될 때 한약, 오곡, 견과류 가루를 넣은 다음 마지막에 튀밥까지 넣어 우유를 부어 마시면 한끼 식사로도 거뜬하다. 현재는 아이스크림을 첨가하여 여름에 즐기기도 한다. 최든 다이어트 열풍에 따라 유절녹차가 유행하는데 체체체(잘라잘라잘라)라는 뜻으로 식후 체내 기름 흡수를 막는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4) 몽골; 밀크 티인 수테차의 고장.

동부아시아의 문화의 원류는 대개 몽고에서 유래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식물이 거의 자라지 않는 척박한 토지가 국토의 대부분이지만 몽골인의 하루는 차로 시작해서 차로 끝난다. 13세기 티베트에서 전차가, 청나라 시절 중국으로부터 차가 전래되어 오늘에 이른다. 수테차는 찻잎에 우유를 타서 소금으로 간을 맞추어 마시는 몽골 전통차이다. 현재는 인스턴트 스테차도 많이 보급되어 뜨거운 물만 부으면 간편하게 마실 수 있다.

 

 

5) 베트남; 관늑차에 모이는 사람들.

엽차를 찻주전자 속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은 다음 두껑을 닫고 우려 만든다. 물을 항상 뜨겁게 유지하기 위해 대나무로 만든 원통형 보온도구를 사용하여 마지막까지 뜨겁게 마실 수 있다. 남자들은 항상 관늑차 한 잔에 담배 한 개피를 즐긴다. 또한 대나무 통으로 즐기는 물담배도 즐긴다. 베트남의 국화인 연꽃으로 만드는 연꽃차도 유명하다. 분홍색의 홍련만 따서 진한 향기를 살린다. 반드시 여명에 연꽃을 따서 말려 차로 음용한다. 한여름을 피하게 하는 체뚜이(신선한 차)라는 차도 있다.

 

6) 라오스; 소주와 녹차를 같이 마시는 나라.

술을 가까이하면 망하고 차를 가까이 하면 흥한다는 말이 있다. 라오스는 고지대 내륙국으로 예로부터 고차수가 많은 나라이다. 라오라오라는 술과 함께 녹차를 마시는데 녹차가 안주인지 술이 다식인지 구별이 안 되기도 한다. 라오스 특산물로는 덩어리 차와 훈제차가 있다. 지붕이나 베란다에서 말린 찻잎을 덖은 후, 대나무통에 덩어리 형태로 만든 차를 화로 곁에 두어 연향이 스며들도록 만든 것이 훈제차이다.

 

7) 태국; 소수 고산족의 차의 나라

미양은 태국의 대표 차로 찻잎을 찜통에 두, 세 번 세 시간 찐 다음 대나무껍질로 묶어 통속에 차곡차곡 넣어 물을 볻고 밀봉하여 2개월여 발효를 시킨다. 이 찻잎을 마치 쌈 싸듯이 생강 몇 조각을 넣고 낭왕 국물에 찍어 먹는다. 맛이 있지도 없지도 않다. 각종 향신료와 기름진 음식에 지친 현대인에게 무색, 무미, 무취의 순채가 어울리듯이... 태국 음식은 세계 6대 음식이라 할 만큼 다양하고 향신료가 많이 들어간다. 태국에는 대만 원산인 차가 많이 음용되고 있다.

 

8) 싱가포르; 다양한 하이티의 도시

중국인을 주축으로 말레이인, 인도인, 유라시아, 서양인까지 인종의 멜팅 포트인 작은 도시국가로 발달되었다. 뇨라, 락사, 오탁오탁, 카야, 하이 티 등 이름도 다양한 차가 존재한다. 영국의 영향으로 티 브레이크, 애프트눈 티와 하이티를 즐긴다. 중국계는 황금계, 고산차, 매괴화차, 소타차 등을 마신다.

 

9) 인도네시아; 다양한 음료의 나라

세계 최대의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는 17000여개의 섬나라로 동서로 5000여 키로 미터, 남북으로 2000여 키로 미터에 이르는 방대한 식생을 가진 적도의 나라이다. 480여 인종과 500여가지의 언어가 혼재된 복잡 다난한 나라로 근세 네덜란드의 지배를 받아 차 플란테이션이 이루어져 대규모 다원이 형성되어 세계적인 차 수출국이며 자카르타 섬의 뿐작 차 밭은 관광명소이다. 이 나라는 대부분 황토지역에다가 물은 석회질이 너무 많아 그대로 마시기에 적당하지 않은 탓에 일찍부터 대용음료가 발달하였다. 망고, 파인애플, 코코넛 등 신선한 열대과일로 만든 주스가 있고 커피도 주요한 음료이다. 홍차, 녹차, 자스민 차를 끓인 물어 우려내어 식수대신 마신다. 또한 더운 기후 탓에 아이스티인 에스테를 마시기도 하며 설탕을 탄 마니스, 우유를 넣은 테 수수, 생강차인 자이테 등 다양한 차 종류가 있다. 일상 식사 때는 테 보틀이라는 차를 마시는데 길거리에서도 쉽게 구할 수가 있다. 자바 섬과 수마트라에는 대규모 차 플란테이션이 있어 서양으로 차를 수출하는 차 대국이기도하다.

 

10) 인도; 고급 홍차와 차이가 공존하는 나라

인도는 세계 최대 홍차 생산국이며 주요 수출국이다. 일찍이 오룡차로 대변되는 중국차만 알던 유럽인들이 아샘지역 토착민이 마시던 차를 보고 또 다른 종의 차나무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아샘차는 중국종보다 차 잎이 3-4배나 크며 잘 가공하면 중국차보다 더 맛있는 홍차가 된다.

1848년 영국의 식물학자 로버트 포춘이 중국차의 제조 비법을 알아내어 중국과 가까운 다즐링 지역이 홍차의 탄생지가 되었다. 특히 다즐링 홍차는 홍차의 샴페인이라 불리며 스리랑카의 우바, 중국의 기문과 더불어 세계 3대 홍차 중 하나이다. 인도 서민들은 우유, 설탕, 생강, 카르다몸, 시나몬 등 각종 향신료와 물을 냄비에 넣고 우려낸 차이를 마신다. 또한 끄류라는 찻잔이 재미있는데 유약을 바르지 않고 초벌 구워낸 토기 잔으로 열전도율이 낮아 뜨거운 찻 잔으로 적당하다. 차이 한 잔 마시고는 깨뜨려 버리는 재미도 있다. 황금의 차로 불리는 다즐링 홍차는 골든 팁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황금색 찻 잎이 얼마나 많이 들어있는가가 차의 품질을 말해 준다.

 

11) 스리랑카; 실론티의 본 고장, 차의 섬.

스리랑카 섬 중앙 산맥지역에서 주로 홍차가 재배되는데, 중앙부의 누와라엘리아, 동쪽의 우바, 서쪽의 담불라, 북쪽의 캔디, 남쪽에 루후나 지역에서 홍차가 생산된다. 산지의 높이에 따라 로우 그로운, 미디엄 그로운, 하이 그로운로 분류한다. 하이 그로운인 우바, 누와라엘리아 홍차는 산뜻하고 향기로우며, 로우 그로운인 루후나, 길레 홍차는 진하고 깊은 맛이 안다. 우바 홍차는 세계 3대 명차로 손꼽힌다.

세계적인 브랜드인 립톤, 브룩본드 제품의 실론티가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편리한 티백 형태로 판매되어 시간, 공간을 초월하여 홍차를 즐기게 되었다. 홍차뿐만 아니라 민트향 녹차, 가향차 등 다양한 차문화가 발달한 나라가 스리랑카이다.

 

 

맺음말; ..... 아는 만큼 맛도 느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