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20) 고3 담임 선생님께 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선생님반 1번 김상욱의 아비입니다.
마침 오늘이 3월 8일이어 3학년 8반의 날인가 봅니다. 교육의 혼돈 시대의 한 가운데서 공교육에 대한 부모의 역할이 무엇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때임을 절감합니다. 이글은 제자식만을 특별히 잘 봐 달라거나 촌지로 보내는 것은 아니고, 제 스스로 다 컸노라하는 말만한 놈들 중 제 아들놈을 지도하는 데 필요한 사전 정보를 알려 드리고자 올리는 바입니다. 아비로써 공교육과 선생님에 드리는 최소한의 관심 표시이기도 하고요. 군, 사, 부 일체라 했는데……. 선생님께서 노고가 큰 것으로 압니다.
상욱이는 위로 대학4년 누나가 있는 우리 집의 성실한 장남입니다. 혹시라도 저희의 가정사 상욱이 지도에 도움이 된다면 제블로그(http://blog.daum.net/phdkimst)에 들러 주십시오. 작년에 상욱이가 쓴 우리 집 이야기(2005년편)와 함께 우리 집의 20여년 역사가 수록되어 있답니다. 일하는 엄마 덕분에 가짜 엄마 댁에서 양육하였고, 부산대학교 부설 노는 유치원에 다녀 초등학교 때는 ‘제발 한글 공부 좀 시켜라’는 채근도 많이 받았습니다.
중3때까진 열심히 잘 놀았습니다. 공부보단 건강이 먼저라는 제 신조 때문이었죠. 태권도 3품(1,2품은 장난이죠?) 마치고 복싱 장에도 잠시 등록하였고 하프 마라톤을 2시간 30분에 주파한 기록도 있습니다. 외국여행도 3-4회 동반했고 공부외 다양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그러니 언감생심! 특목고는 물건너 간 지 오래였고……. 중학 마칠 때까지 ‘한번만 공부해보자’ 하여 중3중간고사에 전교 석차를 한번 해 본 후 또 열심히 체력단련에 매진. ‘공부 그렇게 하면 되는 거야’.
내성고 첫 반평성 고사에서 1등하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공부 인생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네요. 1학년 수학 선생님의 격려가 컸고, 2학년 영어선생님의 벽도 넘었나 봅니다. 마침 담임선생님께서 국어 담당이시라니 무척 다행입니다. 승부는 언어에서……. 더구나 논술이라는 괴물 같은 게 있어 모두 힘들어 하고 있고요. 죽음의 트라이앵글도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겠지요.
저는 애들 교육도 투자로 합니다. 사실 공부 이것 별로 돈 되는 투자 아닌데 말이죠. 하나 아직 특별히 뭘 하겠다거나 잘 하는 게 없으니 당분간 공부나 해두려는 심사입니다. ‘마라톤 1km 에 만원’씩!! 용돈도 ‘(10-전교 석차)×1만원’입니다. 대학도 등급에 따라 합격후 seed money를 지급할까 합니다. ‘싫음 말구’.
고3- 사람 아니죠? 견유학파라 부릅니다. 개같이 먹고, 자고, 공부하는 외는 모든 걸 유보해야죠. 작년 말 아침형 인간을 스스로 선포 하기에 계약금을 준 바도 있어, 요즘은 일단 새벽 5시 반 기상, 6시까지 등교입니다. 거의 매일 일등으로 등교하는 성실함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1학기 지나고도 목표달성이 안되면 4시로 기상시간을 당길 생각입니다. 그런데 야자 끝내고 논술 듣고 하면 새벽 1시 넘기기 십상이죠. 가능하면 자정 전에 자고 신새벽 공부가 되는 환경이면 좋겠는데…….
工神을 꿈꾸며……. 수능 후에 진학 상담이 필요하면 다시 연락할지 모르겠으나 본인의 의사를 존중할까 합니다. 대학은 실력과 경제력이 결정하겠죠? 현재 목표는 SNU전기공학계열과 생명 공학 분야입니다만……. 꿈은 갈수록 낮아지는 것이겠죠??? 저희는 공교육을 신봉합니다. 어쩔 수 없이 서전학원에 갑니다만 저는 학교에서 스스로 공부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만 많이 불안한가 봅니다. 학원에서도 영, 수 성적 상위자 명단에 들었으니 이젠 그만 두라고 했습니다. 학원비가 많이 들기 때문이죠.ㅎㅎㅎ 그런데 작년에 학교에서도 논술 강사를 외부에서 초빙한 바 있더라고요. 선생님께서 논술 전문가시니 전적으로 일임합니다.
공교육? 불만 많습니다. 그러나 성실히 교육세나 납부하는 걸로 학교에 맡겨봅니다. 별 다른 대안도 없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혹시 상욱이가 남을 해치거나, 악의적인 거짓말로 옳은 길을 망각하는 행동을 했다면 제게 알려주십시오. 그 외는 건전한 상식선에서 학교와 선생님께 향후 10개월을 부탁합니다. 제 연락처는 011-594-7193입니다만 연락 할 일이 별로 없기를 바랄뿐입니다.
선생님 건강과 가정의 행복을 기원하면서 이만 접습니다.
2007. 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