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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3) 맛과 멋
Dr조은샘
2021. 12. 18. 16:05
맛과 멋 -금아 피천득-
맛은 감각적이고 멋은 정서적이다.
적극적이요 은근하다.
생기를 필요로 하고 교양을 필요로 한다.
정확성에 있고 파격에 있다.
그때뿐이고 여운이 있다.
얕고 깊다.
현실적이나 이상적이다.
정욕 생활은 맛이고 플라토닉 사랑은 멋이다.
그러나 맛과 멋은 반대는 아니다. 사실 그 어원은 같을지도 모른다.
맛과 멋도 리얼과 낭만과 같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그러나 맛만 있으면 그만인 사람도 있고, 맛이 없더라도 멋만 있으면 그만인 사람이 있다.
맛은 몸소 체험을 해야 하지만, 멋은 바라보기만 하여도 된다.
맛에 지치기 쉬운 나는 멋을 위하여 살아간다.
石窟庵大佛/靑馬
(孤獨한 靈魂에게 보내노니....)
목놓아 터뜨리고 싶은 통곡을 견디고
내 여기 한 개 돌로 눈감고 앉았노니
千年을 아련한 살결 아래 더욱
아련한 핏줄 흐르는 숨결을 보라
목숨이란! 목숨이란---
억만년을 願 두어도
다시는 못 갖는 것이매
이대로는 못 버릴 것이매
먼 솔바람
부풀으는 동해 蓮잎
소요로운 까막까치의 우짖음과
뜻없이 지새는 흰달도 이마에 느끼노니
뉘가 알랴!
하마도 터질려는 통곡을 못내 견디고
내 여기 한 개 돌로
寂寂히 눈감고 가부좌 하였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