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행기

여행-8) 러시아-큰 나라 조금 보기 -2004.8-

Dr조은샘 2021. 12. 15. 19:08

워낙 넓은 나라 한 귀퉁이만 겨우 일주일 다녀와서 어떻게 써야 할 지 몰라 그 절차 중심으로 몇 자 남긴다. 더구나 다른 나라와는 달리 개인적으로 입국이 별로 용이하지 않은 까닭에 경험에 바탕 하여 차이점을 적으니 후일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과 함께....그리고 한 가지 일을 얼마나 오래 동안 해 보았는가? 한 직장 몇 십 년이란 표현도 있긴 하지만...정말 30시간 여객선 타기, 16시간 기차 타기...나의 인내력도 대단하다며 자화자찬도 해본다. 영어는 무조건 안통하고 개인 이동은 거의 불가능하여 러시아 전문가 길사장의 동행이 고맙다.

 

1) 비자 받기

개인적으로나 기관으로부터 반드시 사전에 초청장이 있어야 한다. 단체 여행 시에는 여행사를 통하여 대행할 수도 있다. 초청장이 있더라도 최소 2주전에는 비자 신청하여야 한다. 최단 12일도 가능한데 이때는 급행료를 지불해야한다(20만원정도). 영사관(중앙동 외환은행 빌딩 8F)에서 신청서(사진 1장 첨부) 내고 바로 영사와 인터뷰(,,,09:30-17:00, 12:00-14:30 중식)하고 다음날 찾는다. 비자 소요 일수는 영사 마음이다. 역시 러시아답다.

 

2) 환전

우리 나라에는 러시아 돈이 없다. 외환은행에서도 루불화 환전이 안 된다. 달러로 바꾸어 현지에서 환전하여야한다. 현재 1$=29.2R, 1R=40원 정도 이고...당일 변동이 심하다.

 

3) 러시아 입국

인천, 부산에서 러시아행 항공편이 자주 있다. 이번 여행에 다른 목적도 있어 속초-자루비노(훈춘)-블라디보스톡 행 동춘호를 이용하기로 했다.(소요시간; 보통 20시간 이상, 선비; 편도 3등석 17만원) 김사장 배려로 2인용 1등칸을 탓다. 고마비 김사장! 중국 동북 3성과 백두산 여행객이 이용하는데 러시아 통과비자가 있어야 중국으로 입국이 가능하다. 자루비노에서 러시아 입국 절차가 이루어지고(세관, 검역) 블라디보스톡까지는 국내이동으로 간주한다.

 

4) 이동

TSR(Trans Siberia Railroad)...극동 블라디보스톡에서 모스크바까지 장장 9,800km, 상트페테르부르크(레닌그라드)까지 1,200km.....물경 11,000km 아무리 빠른 기차로 달려도 7일 걸린다. 대개 10114인용 케빈 열차를 이용한다. 이번 여행에는 겨우 극동의 한 귀퉁이 하바로프스크까지 800km를 왕복했을 뿐이다. 그것마저도 2인 케빈 초호화 특급은 10시간(2700루불), 4인 케빈은 16시간(850루불)이나 걸린다. 통일이 되면 한반도 TKR로 부산에서 블라디보스톡-하바로프스크-치타-이르쿠츠크-노보시비르스크-옴스크-우파-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바이칼 호수를 지나 닥터 지바고와 안나카레니나를 이야기하며 마음 맞는 친구와 함께 하리라. 족히 석 달은 잡아야겠지? 귀로는 대한항공으로 블라디보스톡에서 인천-부산(7900루불)으로 돌아 왔다. ‘일 없읍네다하는 북한사람, 고려항공도 보았답니다.

 

5) 사람들 이야기

동춘호에서 만난 따이공 대빵 김사장의 일대기는 충격 그 자체였다. 30시간 항해시간이 전혀 지겹지 않을 정도로 밤새 이어진 이야기에 낮을 꼬박 보내고도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은 이어진다. 천일야화, 천로역정처럼... 김사장아! 지금처럼만 마음 편히 행복하거라. 부산 바다 사나이 동춘호 문선장님 극진한 접대도 고맙네요. 블라디보스톡의 한국식당 하는 태영이네 젊은 부부도 희망으로 살아가시길... 좋은 러시아 음식을 대접해 주신 하바대학 남교수 조카분 나제그다 사업이 날로 번창하기를...내년 초대 잊지 마시라요.

 

6) 미식가 흉내내기

러시아 하면 음식으로 뭐가 생각나는가? 킹 크랩, 대형광어? 당근 캐비어 아니겠어? 카스피해의 철갑상어 알은 아니더라도...검은 다이아몬드라 하지 않았던가? 차가 버섯도 있을려나?

도착 당일 나의 광어회를 먹고 싶다는 청에 김사장이 위성전화로 식당집에 광어회를 주문해놓았다. 두께 15cm, 길이 80cm에 물경 20키로나 된단다. 맛은? 당근 퍼석해서 별로다.

그래도 광어회에 튀김에 조림에....광어 파티다. 이외로 캐비아를 잘 모르는 것 같아 하바로프스크에 가서야 아무르, 우수리 강에서 나는 철갑상어 케비어를 구했다. 중앙시장까지 두 번이나 가서...킹크랩보다 10배는 맛있는 갑각류의 왕 Medbegka.... 비싼 탓에 아직 국내 소개가 안되어 아쉽지만 맛은 끝내준다. 과일, 채소는 별로 없지만 중앙 아시아산 석류와 주스도 상큼하다. 시큼한 러시아 빵도 그런대로 괜찮고... 다양하다. 맥주와 마시는 돼지고기 구이 사스링도 한끼 식사로 족하다. 근데... 청어 샐러드는 별로더만. 수제 수퍼 웨하스도 간식거리로 좋고 러시아식 순대도 먹어 보라더만. 러시아 아이스크림은 크고도 맛있다.

 

7) 러시아의 선물... 여자!

이렇게 춥고 음산하고 칙칙한 러시아에도 사람 사는 곳이라 하나님이 선물을 하나 내려 주셨단다. 여자다! 8등신을 넘어 10등신은 됨직한 날렵한 몸매에 히프 라인은 완전 죽여준다. 뽀얀 피부에 뚜렷한 얼굴 윤곽에 거의 화장하지 않고도 충분히 예쁘다. 백러시아(우크라이나) 여자가 더 예쁘다기에 담에 보기로 하고... 남미 베네주웰라 여자도 예쁘다더만....하바로프스크 여자들도 적어도 95점은 줘야겠다. 우리나라는? 60? 일본여자는 당근 50점 이하겠지? 10대 후반 20대초 때의 모습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그런데... 그런데... 이들도 20대 후반이 넘어서면서 급격히 체중이 늘어나 보기에도 흉한 뚱한 아줌마가 된다. 화무십일홍이랬던가? 매일 마시는 맥주에 감자와 빵에 몸 관리가 안 되는 것이다. 러시아의 미래를 보는 듯하여 하여 많이 서글프다. 유일하게 영어가 통하던 인트로투리스트 호텔(12600루불)의 하바로프스크 처녀 에브제니아. 스베트라나... 뜻을 이루고 언제까지나 행복하거라.

 

8) 러시아 생활상 겉보기

모두 언제 어디서든 맥주다. 아침에도 한 잔... 가게마다 반 이상은 술 코너로 이루어져있다. 맥주는 100여가지가 넘겠지? 13,4세 이상이면 남녀노소 누구든 맥주다. 보드카... 역시 독하더만. 어스름녁 저녁산책길엔 젊은이들의 안고 있는 모습이 귀엽다. 인구 70만명 하바로프스크의 아무르강 유람선은 족히 100인승, 10여척 있는데 거의 쉼없이 운항이다. 인구 400만 부산의 해운대, 태종대 유람선은 맨날 부두에 매어있는데... 월급 200여 달러에 이렇게 여유로운건 다챠라는 개인농장에서 기초 음식물 조달이 가능하고 고기 빵 정도 정도만 구입한대니... 달리 돈 버는 방법(?)이 있긴 하나보다. 어디든 뇌물 아니면 되는 일이 없단다. 하바로프스크에서 달리는 아무르 강변의 런닝도 상쾌하더만. 아직 운동이 보편화되지 않았는지... 그 좋은 운동시설에 사람이 안 보인다. 어릴 때 할머니가 뛰지마라 배 꺼진다 하시던 기억이 새롭다. 아직 러시아는 그 시절인가 보다. 블라디보스톡은 항구에다 장사치 상놈같아 정감이 안가는 반면 하바로프스크는 고딕 유럽풍 건물에다 사람들도 훨씬 여유롭고 친절하다. 10대 후반만 되어도 성이 개방되어 자유롭다니...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 시스템 권력, 돈에 힘과 뇌물만이 판을 친단다. 이 많은 자원과 땅덩이에도 불구하고 공산주의 태도로 해서 미래가 서글프다. 사람만이 유일한 공해라니... 우리에겐 마지막 남은 희망의 땅이 아닐까 한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다양하다!

 

경비 56; 150만원안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