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애들에겐 언제나 자율을 강조한다. 애 어미가 직장을 다니는 탓도 있지만 스스로 하지 않고는 모두가 피곤해 지기 때문일 게다. 직장 다니는 가정주부의 공통된 고민이 자신의 업무에 관한 사항이 아니라 가사와 육아일 정도로 큰 업보(?) 마냥 힘든 게 사실인 모양이다. 우리 아버지 세대만 해도 ‘남자는 직장에서, 여자는 가사’를 책임지는 두 사람이 이 인분의 일을 해 오며 살았으나 아내는 결혼 전부터 다닌 직장을 그만 둘 생각을 않는다. 남산만한 배를 밀며 아파트 계단을 오를 때에도, 애가 둘씩 달린 후에도 그랬다. 그렇다고 남편인 내가 자상하여 집안일을 잘 거들어 주느냐 하면 ‘그건 전혀 아니 올시다’이다. 집안일이야 분담만 잘 하면 한 사람이 1.5인분씩이겠지만 내가 어디 그만한 위인이어야지. 그러니..